부유세란 무엇일까? 세계 부자들의 책임
세계에서 제일가는 부자들, 빌 게이츠, 제프 베이조스, 래리 페이지, 일론 머스크.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이들은 세계 최고 부자들입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들의 공통점 하나가 추가될지도 모릅니다. 바로 ‘부유세’를 내는 사람들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부유세란 무엇인가?
얼마 전 주요 20개국(G20) 중 올해 의장국인 브라질을 포함한 4개 나라 장관들이 전 세계 억만장자 3,000명에게 소득의 최소 2%를 ‘부유세’로 걷자고 제안했습니다.
이 제안이 실현되면 연간 약 2,500억 파운드(약 430조 원)를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모은 돈은 빈곤, 불평등, 기후위기 등을 해결하는 데 쓰일 예정입니다.
부유세의 필요성
세계가 겪고 있는 여러 문제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이 책임도 더 크게 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어마어마한 탄소 배출량
세계 상위 1% 부자들이 내뿜는 탄소의 양은 소득 하위 3분의 2에 해당하는 인구 전체가 배출하는 양과 비슷합니다. 부자들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탄소 배출 기업이나 화석 연료 사업 등에 투자하면서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그만큼 부자들이 기후위기에 큰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더 심해진 불평등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 3년 동안 세계 5대 부자의 자산은 2배 이상 불어났지만, 전 세계의 약 50억 명은 더 가난해졌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대기업들이 팬데믹 기간에 크게 성장했지만, 대부분의 수익은 대주주인 부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반면 약 8억 명의 노동자들은 임금보다 물가가 빠르게 올라 더 가난해졌습니다.
부유세로 해결할 수 있을까?
부유세를 걷자고 말하는 사람들은 부자들이 평범한 노동자보다 세금을 적게 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동안 제대로 안 내던 세금을 제대로 내라는 것입니다.
번 만큼도 세금 안 내는 부자들
부자들은 세금을 덜 걷는 나라로 주소를 옮기거나 유령회사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으로 정해둔 세율에 비해 전 세계 억만장자 2,700명이 실제로 내는 세금의 비율(실효세율)은 0~0.6%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노동자보다 적게 내는 세금
평범한 노동자들은 월급과 소득에서 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있지만, 부자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1970~80년대만 해도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400명의 실효세율은 40~50%대였으나, 지금은 23%밖에 되지 않습니다. 세율로 따지면 24%를 세금으로 내는 소득 하위 50%보다 세금을 훨씬 적게 내고 있는 셈입니다.
글로벌 부유세의 도입 가능성
부자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세금을 피하지 못하도록 전 세계 차원에서 부유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G20 국가들은 오는 6월 회의에서 부유세 도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정말로 부유세가 도입될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미국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와 비슷한 ‘억만장자세’를 도입하려다가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적이 있는 만큼, 글로벌 부유세에 대한 반대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부유세가 세계의 빈곤, 불평등,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앞으로의 논의와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세계가 더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부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